‘바주카포’ 론칭, 카운트다운 중

‘바주카포’ 론칭, 카운트다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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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배경

단군이래 최대 불황이라는 만년 레퍼토리를 입버릇처럼 읊어 오기는 출판·인쇄업계 또한 마찬가지였지만 작금의 코로나-19 사태야 말로 ‘미증유’라는 표현이 적확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3월에 예정됐던 ‘애니메 재팬 2020 アニメジャパン2020’과 5월에 예정된 ‘2020 일본 하비쇼 2020日本ホビーショー’가 취소되었고, 집계 방문객만 70만 명이 넘는 동인계 최대의 행사인 ‘코믹 마켓 98 コミックマーケット98‘ 역시 중단되었습니다.

코믹월드와 디.페스타 등의 국내의 서브컬처 이벤트 또한 대부분 7월 이후로 연기됨으로 인해 동인 작가들의 주무대가 사라지고, 행사를 기다리던 독자들 역시 갈 곳을 잃게 됐습니다. 동인 작품을 도맡아서 담당해오던 인쇄소 역시 이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0.1㎛ 크기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 모두의 삶이 얼마나 복잡하게 만나 얽혀 있는지 깨닫게 했습니다. 반면에 우리가 연결을 거부하고 다른 사람과 동떨어져 있을 때 우리 삶이 얼마나 하찮아지는지도 알려줬습니다. ‘연결’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온 세상에 퍼지게 된 원인이었지만, 달리 생각하면 앞으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서브컬처界 역시 서로간의 연결을 지속하고 서로에게 계속 영향을 주고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작가와 독자 모두가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개방된 형태의 비대면 채널 Contactless Service 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목적

저희는 ‘바주카포’라는 이름으로 인쇄소, 출판사 그리고 인터넷 서점을 하나로 합쳐봤습니다. ‘바주카포’는 온라인에서 개인이나 집단 간의 연결성 Connectivity과 상호작용성 Interactivity을 용이하게 하는 웹 플랫폼 Web as Platform 형태의 ‘서브컬처 전문 마켓플레이스’입니다.

소규모의 자비 출판을 통해 만들어지고 작가가 직접 유통하는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작가의 부담 없이 출판되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독자와 작가가 만나며, 작가의 수고 없이도 작품이 판매됩니다.

작가

작가는 바주카포에서 작가회원으로 등록합니다. 그리고 무료로 출판을 의뢰합니다. 이후에 바주카포는 작가가 원하는 가격으로 작가의 인터넷 스토어에 작품을 게시하고, 판매된 작품을 제작해서 독자에게 발송합니다. 작가는 투명하게 매출을 확인할 수 있고, 바주카포는 판매 수익을 정산해서 작가에게 입금합니다.

동인행사에 참가신청을 해서 부스를 배정받고, 현장 부스에서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과정 없이 온라인에서 한 번의 작품등록만으로 꾸준하게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작가의 비용 부담은 전혀 없습니다.

독자

독자는 인터넷 서점에서 쇼핑하듯이 원하는 작가의 원하는 작품을 찾아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구매할 수 있습니다. 동인행사를 찾아 참가신청을 할 필요가 없고, 행사장에 입장하기 위해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절판 걱정 없이 원하는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기대효과

짧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면서도 서브컬처를 즐기려는 분들을 위한 ‘랜선 동인행사’의 역할을 담당하고, 길게는 서브컬처 창작과 소비의 선순환을 위한 작은 생태계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제 작가는 작품에만 집중하고, 독자는 손 쉽게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불확실성의 그늘 아래에서 다급한 시도가 섣부른 일이라는 관점도 상존하지만, 위기 危機는 위험 危險과 기회 機會라는 의미가 합쳐진 의미의 단어인 만큼 변화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위기가 지나고 나면 서브컬처界의 더 큰 성취로 회자되고,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기존의 오프라인 동인행사들과 공존하며 서브컬처의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사람이 걷는 규칙을 배운 후에 걸음마를 떼지 않듯이 이번에도 넘어지면서 배울 것 같습니다.
미숙한 점이 있더라도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작가와 독자 여러분 모두 무탈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5월 5일,
‘바주카포’의 론칭에 앞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