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게 왜 필요한 건데요?

그러니까, 이게 왜 필요한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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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주카포’의 개발과정 중에 이어지는 생각들을 끄적인 잡설입니다.

‘코로나19’가 선사한 여유

‘바주카포’는 인터넷 프린트샵 ‘프린트올데이‘에서 제작했습니다.

디지털 인쇄 업계는 제로썸 Zero-sum 법칙이 적용되는 시장에 속합니다. 각 기업의 경제활동은 시장의 크기를 키워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크기의 가치를 분할해서 가져 가는 형태입니다.

새로운 가치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유일한 해답은 ‘규모의 경제’ 추구뿐입니다. 마이클 포터 Michael Porter 교수의 ‘경쟁우위 구축을 위한 본원적 경쟁전략 Generic Competitive Strategy‘에서 말하는 ‘원가우위 전략 Cost Leadership‘이 지배하는 시장인 것입니다. 성숙한 시장인 만큼 차별화 전략 Differentiation이나 집중화 전략 Focus으로 이미 시장이 자잘하게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틈새시장 Niche Market은 더 이상 시장으로서 의미있는 규모가 아닌 상황입니다.

‘프린트올데이’는 ‘광고 및 이벤트 업계’에서 잘 성장 중인 회사였지만, 지금처럼 코로나-19로 시장 전체에 큰 충격이 있을 경우에는 저희도 속수무책입니다. 쉴 새 없이 일하던 저희에게 가장 소중한 자원인 ‘시간’이 남아 돌게 됐습니다.

경영학에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제일의 가치’로 여깁니다만, 시장이 급격하게 축소된 상황에서의 경쟁은 ‘출혈경쟁’뿐입니다. ‘출혈’을 싫어하는 저희는 관점을 살짝 바꿔서 경쟁력보다 ‘공존력’에 집중해봤습니다.

‘누구든 세상을 돕는다면, 세상이 먹고 살게 해준다’고 하니 ‘공존할 대상’을 찾기로 한거죠. ‘공존할 대상’은 ‘모두가 공감할 만한 문제’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 문제는 우리의 역량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여야 합니다.

‘정보기술을 통해 인쇄 및 출판 문화를 발전에 기여한다.’가 저희의 사명 Mission Statement이기 때문에 저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정보기술’과 ‘인쇄 및 출판’의 영역으로 국한됩니다.

위대한 기업은 미션을 실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금전적 수익은 그 결과일 뿐이다.

피터 드러커 Peter Drucker

서브컬처, 다양한 취향의 공동체

우리는 책을 통해 지식을 얻고, 교양을 쌓거나,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접하고,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한 지혜를 구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는 이유야 더 많겠죠.

책이 가진 다양한 매력이 있고, 우리는 그 매력을 만날 때 느끼는 즐거움을 알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이유가 관계 그 자체일 수 있듯이 지극히 개인적인 책 읽기에서 책을 선택하는 판단의 기준은 ‘좋고 싫음’의 문제, 즉 취향입니다. 취향은 ‘옳고 그름’의 잣대로 재단하거나, 그 수준의 ‘높고 낮음’으로 서열을 나눌 수 없습니다.

문제는 ‘좋고 싫음’의 개인적인 취향이 권력에 의해 얼마든지 ‘옳고 그름’의 문제로 바뀔 수 있다는 점입니다. 출판계가 서브컬처를 온전히 포용할 수 없는 것은 파편화된 취향으로 인한 시장성의 한계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성으로 욕망을 통제하는 것이 항상 선이라고 여기는 우리 사회의 저변에 깔린 엄숙주의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 허용하는 사회적 금기에 대해서도 모두 법률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a.k.a. 유교탈레반)

이런 도덕적 엄숙주의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독서를 공부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 그래서 우리는 공부도 안하고 책도 안 읽죠. – 프린트올데이를 찾는 동인작가들은 즐거워 보였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정말 열심히 책을 써서 만들고, 사람들과 만나서 나눠 읽는… 좋아서 하는 일임이 분명한거죠.

이 서브컬처는 다양한 취향이 모인 공동체이고… 그런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 某종합동인행사의 경우 한 회 당 1,000~1,500개의 써클이 참여하니, 작가는 더 많고… 독자는 그보다 더 많겠죠?

우리가 도울될만한 일이 있을까?

트윗 하나를 소개합니다.

中学の時、とあるR-18同人誌の作者さんに「五年経ったら再版して頂けませんか」とメールを送ったら「五年後に連絡待ってます」とすごく丁寧な返信が来て、嬉しかったな…と。18歳になってもう一度連絡取ったら、作者さんのご好意で本を送ってもらえて、ダンボール開けた瞬間号泣した。思い出…

중학교 때 어떤 R-18 동인지 작가에게 “5년 후에 재판해주실 수 있나요?”라고 편지를 보냈더니 “5년 후에 연락 기다리겠습니다”라고 몹시 정중한 답장이 와서 기뻤다. 18세가 되어 다시 연락을 했더니 저자의 호의로 책을 받을 수 있어서 택배 상자를 연 순간 오열했던 추억이 있다.

@taimo11243

한정판으로 제작될 수밖에 없는 동인지의 특징에 기인한 에피소드입니다. 중학생 때 취향이 5년 후에도 변하지 않은 점도 대단하고, 작가와 독자가 사이의 약속이 5년 후에도 지켜진 것도 높이 살만한 점인 것 같습니다.

사실 모든 동인작가가 재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프린트올데이’를 찾는 동인작가님들은 50부 ~ 200부씩 주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10부 ~ 20부씩 소량으로 주문하는 작가들도 많습니다. 소량으로 주문하면 할인이 적어서 단가도 높은데 말이죠.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고통을 인내하고 작품을 완성했지만, 자비출판 시 작가가 부담해야 하는 초기 비용과 재고 부담은 신인작가를 위축시킵니다.

“동인지를 대신 팔아주는 온라인 서점이 있으면… 동인행사가 없을 때도 판매할 수 있고…”
일본의 동인샵의 위탁 판매 시스템 + 비대면의 통신판매

“판매한 수량만큼만 제작할 수 있으면… 재고도 없고… 절판되는 경우도 없지…”
맞춤형 소량 출판 시스템 → 작가의 초기 부담 ×, 재고 부담 ×,
주문할 때마다 한 권씩 제작 → 독자는 절판 걱정 ×

“작가와 독자를 중계하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형태면… 작가는 작품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지속가능한 판매!

“이 정도 문제면 우리가 도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물론 단순히 ‘책 파는 쇼핑몰’보다는 훨씬 복잡하지만… 맞춤형 소량 출판 시스템 (POD, Print on Demand)과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로서의 서점을 겹합하면…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POD
Print on Demand

Bookstore
That Specializes in Dōjinshi

Online Marketplace
Ecosystem for Author & Reader

서브컬처, 작지만 완벽한 문화생태계

한 사회에 속한 개인의 자아를 구성하고 있는 역할과 정체성은 다양하고 다층적입니다. 작가와 독자도 그 역할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서브컬처界에서는 문화 생산자인 작가와 문화 소비자인 독자의 이분법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 역할의 변화는 자발적인 참여가 활발한 동인행사를 통해 충분히 증명되어 왔습니다.

서브컬처界에서는 문화 생산자와 문화 소비자가 더 이상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개인이고, 피동적인 객체가 아니라 능동적인 주체입니다. 문화 소비자는 때로는 문화 생산자가 되어 시장에 참여하고, 문화 생산자는 문화 소비자의 피드백을 통해 자극 받습니다.

이 작지만 창의적 사회는 인간의 원초적 욕구 중 하나인 자기실현 Self-Actualization의 충족을 동력으로 움직이고, 자기실현은 문화 참여자간의 관계를 통한 지속적인 의미의 공급 Supplying Meaning을 통해 완성됩니다.

서브컬처界는 기존 출판업계의 관행에서 완전히 탈피해 자발적으로 작품을 생산하고, 그 속에서 스스로 창작한 작품을 소비하는 완벽한 문화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이미 스스로 변화를 일궈낸 서브컬처界니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게 약간의 편의를 더하면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한 시대의 이단은 다음 세대의 정통이 된다.
The heresy of one age becomes the orthodoxy of the next.

헬렌 켈러 Helen Keller

문화적 다양성을 위한 표현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성에 있어 불가결한 요소입니다. 헌법이 정하는 기본권 중 하나이지만, 현재의 헌법에서는 공중도덕과 사회윤리의 정의가 모호하고, 기준을 정하는 주체가 불명확하게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가 공중도덕과 사회윤리에 따라 규제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공중도덕과 사회윤리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도덕적 엄숙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정서와 결합되어 도리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작용합니다. 이는 문화다양성을 해치는 요소입니다.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선언문 UNESCO Universal Declaration on Cultural Diversity을 차용하자면 ‘자연에 있어서 생물다양성이 팔수불가결한 요소’인 것처럼 ‘문화다양성은 교류, 혁신, 창조성의 근원’입니다.

양이 질을 낳는다. Quantity Breeds Quality

알렉스 오스본 Alex Faickney Osborn

작품의 다양성이 증가하게 되면 좋은 작품이 나올 가능성도 함께 증가합니다. 창의성의 ‘질’은 ‘양’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는 암묵적인 합의가 존재하는 곳에서는 창작자의 정신 활동도 제약되고, 문화적 다양성 또한 고갈되어 갑니다.

표현의 자유와 현실적인 한계

현재 우리가 누리는 표현의 자유는 거듭되는 탄압과 희생 중에서도 과감하게 맞서온 작가들의 투쟁의 결과였고, 위험을 무릅쓰고 금지된 도서들을 발간한 출판계, 이러한 도서들을 찾아 읽는 깨어 있는 독자층이 함께 만들어 온 것 입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규제와 이에 맞서는 투쟁은 정치 및 종교 권력에 대항해서 사회적 모순을 지적하고 저항하는 차원이었기 때문에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의의 주제를 ‘성적 표현’으로 삼는다면 어떨까요. 현실의 우리 사법제도는 도덕론에 입각한 보수주의적 관점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개인의 표현의 자유보다는 음란물이 끼치는 사회적 해악이 더 크다는 여론이 우세합니다.

아쉽지만 서브컬처界 스스로 ‘음란물’로 규정되지 않도록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창작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합법적인 경우라면 ‘성인물’일지라도 작가의 자율심의에 의해 ’19세 미만 구독 불가’로 지정하고, 이 도서에 대해 기술적으로 청소년의 접근을 차단하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참고로…

각국의 성적 표현물에 대한 규제 상황을 모두 열거할 수는 없지만 경향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음란물을 금지하는 법에 의해 공공의 도덕을 보호하려 국가가 다수입니다.
    e.g. 영국, 이탈리아
  2.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경우 외에는 음란물에 대한 처벌을 하지 않는 국가도 있습니다.
    e.g. 프랑스, 덴마크
  3. 성인이 원하지 않는 성적 표현물의 접촉으로부터 보호할 뿐, 그 외의 성인에 대한 성적 표현물의 제시는 가능한 경우도 다수입니다.
    e.g.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4. 청소년 보호를 위한 음란물 규제는 어느 국가에서나 공통적으로 추구되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해 아무런 제약도 없는 국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좀 더 개방적인 방향으로 가겠지만…

과거가 현재에 의해 부정되듯이 현재는 미래에 의해 번복될 것이다.

존 스튜어트 밀 John Stuart Mill <자유론> 중에서

창의성의 촉매로서의 서브컬처 클러스터

서브컬처가 지속가능한 문화 산업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창작과 소비가 선순환을 이루는 문화생태계로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물론 문화생태계로서의 가능성은 기존의 동인행사를 통해 20년 이상 증명되어 왔지만, 정기적인 이벤트에 더해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도록 상설화된다면 생태계의 크기를 더 넓힐 수 있습니다

유사 업종에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주체들이 지리적으로 한 곳에 모여있는 산업집적지를 클러스터 cluster라고 합니다. 작가가 창작한 콘텐츠의 출판을 요청을 하면, 온라인 서점에서 이 책을 진열하고, 독자는 온라인 서점에 방문해서 원하는 책을 주문합니다. 주문한 책은 바로 인쇄소에서 제작되고, 독자에게 배송됩니다. 비록 지리적으로 한 곳에 모여있지는 않지만 일련의 과정이 한 공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가상의 문화클러스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설화된 문화생태계는 다양한 작품의 생산과 보급에 기여하는 창의성의 촉매입니다.

서브컬처 클러스터에 모인 콘텐츠가 충분히 많아진다면 서브컬처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해 볼 수 있는 문화 다양성의 보고, 즉 서브컬처의 아카이브로 기능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시장, 플랫폼

‘서비스 플랫폼’이란 ‘복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얻고자 하는 가치를 공정한 거래를 통해 교환할 수 있도록 구축한 환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람들이 기차를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만든 편평한 장소’인 기차역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사람들 간에 다양한 가치교환이 일어나는 점에 착안한 용어입니다.

‘바주카포’도 기존의 오프라인의 동인행사도 문화 생산자인 ‘작가’와 문화 소비자인 ‘독자’ 모두를 고객으로 포함하는 양면시장 Two-sided Market을 대상한다는 점에서 서비스 플랫폼의 특징을 공유합니다.

‘바주카포’는 출판사를 통해 책을 출간한다는 고정적인 틀을 깨고, 누구나 와서 원하는 책을 출간할 수 있도록 모두에게 작가의 권한을 개방하고,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공정한 거래 조건을 통해 작가와 독자와 거래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플랫폼의 정의와 일치합니다.

저작권사용료 ‘인세’에 대하여…

현대 마케팅에서 말하는 마케팅믹스 4P는 제품 Product, 유통경로 Place, 판매가격 Price, 판매촉진 Promotion을 뜻합니다. ‘가격을 책정하는 행위’인 ‘프라이싱 Pricing‘은 제품 기획에 있어서 아주 중요 요소입니다.

출판계에서 ‘인세’라고 부르는 저작권 사용료가 작가에게 매력적이어야겠죠? 책의 판매가격은 독자의 구매에 많은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책의 판매가격에 대해 ‘바주카포’는 하한선만 두기로 했습니다. 최종 판매가격은 ‘작가’가 정할 수 있습니다.

창비주간논평에 실린 정지돈 소설가는 ‘(진정한) 작가 되기’라는 글에서 ‘예술은 역사상 단 한번도 돈에서 자유로운 적이 없었을 뿐 아니라 돈과 직결된 일이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작가는 경제적 상황이 나쁠수록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작가는 들이는 품에 비해 이윤이 적은 고단한 직업입니다. ‘내가 글을 써서 돈을 벌어?’라는 하는 생각은 잠시뿐이고 책값의 10% 정도인 낮은 인세만으로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글쓰기로 밥벌이를 할 수 있는 분들은 정말 극소수인 것이 현실입니다.

꿈을 먹고 살겠다고 결정했을 때 이제부터 내 인생은 깜깜한 터널을 혼자 걷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깜깜할 줄은 몰랐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외로운 줄은 몰랐다.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중 ‘윤지호’의 대사

드라마의 대사이긴 하지만 전업 작가의 어려움이 전해집니다.

그래도 상생을 위한 최대한의 인세율은 어느 정도일까 고민이 필요합니다. 1인 출판사를 차려서 대형서점에 납품할 경우 정가의 60~65%에 공급합니다. 인쇄를 포함한 각종 제작비용은 30~35% 정도, 그럼 25~35%가 1인 출판사의 몫으로 남습니다.

작가에게 지급되는 인세는 1인 출판사가 취할 수 있는 내수율의 최대치인 35%에 맞춰보기로 했습니다. (작가에게 10%를 주고나면 출판사도 15~25% 정도밖에 안남는군요.)

서브컬처만을 위한 자가출판 플랫폼

사실 자가출판 플랫폼은 기존에도 많습니다. 해외와 국내 모두 자가출판 플랫폼의 사례가 있고, 현재도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그 플랫폼에는 왜 동인지가 없을까요?

기존의 자가출판 플랫폼들은 일반 서점 유통을 위해서 등록출판물로 출간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등록출판물로 출간된 책은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심의 대상으로 ‘청소년 유해간행물’로 지정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청소년 유해간행물’로 지정된 책은 표지에 ‘19세 미만 구독 불가’를 표시해야 하고, 청소년이 볼 수 없는 곳에 격리해 진열해야 합니다. 따라서 청소년 유해간행물 선정은 사실상 책에 대한 사형선고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청소년 유해간행물로 지정된 책의 대부분은 성애물이고, 동성애물 역시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판타지 소설과 추리 소설 등 장르 소설은 폭력성을 이유로 청소년 유해간행물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유해하다고 판단한 책은 ‘유해간행물’로 지정되는데, ‘유해간행물’로 지정된 책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통보되며 심한 경우 해당 출판물의 발행 출판사의 등록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자가출판 플랫폼이 등록출판물만 출간한다는 것은 기존 출판업계가 가진 엄숙주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고, 서브컬처의 출간은 가능하지만 판매는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바주카포’는 ‘서브컬처 전문 자가출판 플랫폼’이 되기로 했습니다. ‘바주카포’는 같은 취미와 취향을 공유하는 공동체인 서브컬처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실험적인 작품이 많은 서브컬처는 표현의 선정성과 폭력성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비등록출판물이 적합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 유해간행물’로 우려되는 경우는 기존의 동인행사와 마찬가지로 작가가 자율적으로 ‘19세 미만 구독불가’를 표시하면 됩니다.

비등록출판물은 유통 채널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서브컬처 전문 자가출판 플랫폼은 기존 플랫폼에 비해 온라인 서점 기능이 강화되어야 하고, ‘19세 미만 구독불가’ 서적에 대해 청소년의 접근을 기술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웹소설이나 웹툰 플랫폼도 여럿 있지만 각각 작가과 독자의 지향하는 바가 다릅니다. 일본의 동인샵처럼 우리의 서브컬처界도 작가와 독자의 취향에 맞고, 더 낮은 장벽의 만만한 자가출판 플랫폼이 하나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요?

마치면서…

거의 모든 스토리의 주인공은 똑같은 의심을 품고 있습니다.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주인공은 가진 것도 없고, 자기 의심으로 가득 찬 경우가 많습니다.

막연함과 답답함 속에서 고민하는 것은 주인공뿐만이 아닙니다. 주인공을 만들어 낸 작가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요? 우리 모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감이 생겼다가 쪼그라들기를 반복하죠…

사람이 혼자 클 수 없는 것처럼 글도 혼자 성장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혼자 다 하려고 하지 마세요.
작품에만 전념하실 수 있게 다른 일은 ‘바주카포’가 하겠습니다.

품은 꿈을 펼쳐 보이실 수 있도록 ‘바주카포’가 작가님의 성장과 성공을 돕겠습니다.

삶은 계속되고 아직 꿈꿀 시간은 많다.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늙기 시작한다.

장석주 <마흔의 서재> 중에서